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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서

현대카드 이야기

by 연풍연가99 2018.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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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인터넷을 보면서 신용카드를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봤던 카드가 롯데카드와 현대카드였다. 롯데카드는 포인트플러스(롯데계열사에서 2배적립), 그리고 현대카드는 현대카드M이었다.


2007년이었는데, 당시에 현대카드의 광고는 정말 놀라웠다. 


현대카드의 대표적인 광고인 'M 도 없으면서' 이다. 


이걸 보면서 현대카드의 이미지가 완전히 각인되었다. (2003년 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당시에 나는 대학생이라 신용카드 발급이 좀 어려웠긴 했다)



그리고 현대카드가 현대라는 이름은 알았지만, 금융계열사인 현대증권, 현대해상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몇년후에나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운영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도대체 뭐지. 이 회사는 왜 다른 카드회사와 다른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저렇게 노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부터 2006년임에도 삼성카드의 광고는 현대와는 달리 삼성임을 강조하는 문구와 포인트 혜택 그리고 유명모델을 사용하여 이미지 메이킹을 한다.


즉, 같은 전업계 카드사이지만, 고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물론 이미 삼성카드는 198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한 이 업계의 관록있는 업체이고, 현대카드는 2000년대에서야 사업을 시작한 것이니, 좀 더 기존과는 다른 이미지로 승부할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카드 그리고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와 다른 금융계열사와 분리되어 있는 상태였고, 자동차 외에는 삼성(전자, 금융, 당시에는 유통도 있음) 처럼 시너지를 낼 힘이 없었다고 본다. 


그래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자동차 리스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이미지를 자동차 살 때 포인트를 더 주는 기업을 플러스했고, 이외에 문화혜택 등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등)을 이야기하면서 현대카드를 포지셔닝했다고 본다. 


이 전략은 잘 맞았고,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카드 회사와는 다른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LG카드, 삼성카드 그리고 은행계 카드사가 신용카드 사태로 인해 부실한 덩어리를 정리하면서 사업규모를 줄일 때, 그 당시 처음 시작이나 다름없던 현대카드는 부실 덩어리가 없는 상태에서 깔끔하게 외국 투자자본 (GE캐피탈)과의 합작을 통해 좀 더 금융에 대한 선진기업을 실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대카드의 CEO인 정태영 사장 (현재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단순히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오너의 입장이 아닌, 진정한 전문경영인으로서 단순히 그룹의 구색맞추는 회사가 아닌 진정 '사업하는 회사'로서 회사를 키워간 것이 현대카드에게는 큰 성장의 계기였다. 

삼성의 본업은 전자, 보험이고, 은행의 본업은 은행이다. 다른 전업계 회사들이 신용판매 보다는 돈이 되는 현금서비스 등에 대한 부실대출로 이윤을 냈고, 은행카드사들은 통장 만들 때 같이 발행해주면서 몸집을 불렸다. 물론 현대카드는 현대차를 살 때 선포인트를 제공하면서 카드를 팔긴했지만, 타사보다 신용카드 매출에 대한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럼으로서 타 카드사들보다 본업에 충실했던 것이 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 



이 현대카드 이야기 책은 2011년에 나왔다. 지금은 현대카드도 기존의 카드 라인업을 많이 정리하고, 현대카드 제로 같은 완전히 새로운 카드들을 만들어 냈고, 신용카드 수수료의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현대카드를 PR하는 책이 아니고, 그들의 새로운 경영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쓰인 것처럼 계속 새로워지려고 시도하는 회사는 멈추지 않아, 망하지 않는다. 


현대카드같은 회사가 많이 나와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더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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