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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서

영화 1987 후기

by 연풍연가99 2018.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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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극장에 들어가서 아내와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시작했다가 나올 때 울먹이면서 나오게 되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또 지금 세상에서 누리는 것들이 참 많은 사람들의 억울함 위에서 피어난 고마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화가 시작될 때 엠뷸런스에서 잔뜩 움츠러든 의사와 간호사가 아무 정보도 없는 밀폐된 공간에 가서, 깡패에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젊은이 한 명을 살리라는 반협박의 명령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학생을 당장 화장하라는 깡패들의 두목. 김윤석. 알고보니 그는 경찰 간부였다. 그리고 그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서울지검 공안부장검사에게 당장 시신 화장하라는 명령서를 내리라고 명할 정도이다.



그때 온갖 윗선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소송법의 원칙에 의거해서 시신을 부검해야 한다고 완강히 거부하는 최검사(하정우 분). 그가 있어서 부검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나 부검을 함에도 경찰은 이는 단순 쇼크사라고 완강히 부인한다. 이를 이상히 여긴 동아일보 기자(이희준 분)가 처음 학생의 주검을 보게 된 의사를 찾아가 물고문에 의한 질식사임을 알게되고, 이 진실은 일단 정황이지만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경찰에서는 고문 수사관으로 참여한 반장 (박희순 분)을 희생양으로 하려 했고, 이에 반발한 교도관 계장과 교도관이 이 과정에서 모든 진실을 알고, 교도관의 어린 조카를 통해 종교계에 폭로함으로서 민중항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항쟁 속에서 또 다른 젊은이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사망함으로서 민중들은 대폭발하며, 결국 신군부의 독재정권은 막을 내리고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소시민을 무시하고 짓밟았던 공권력이 그 소시민들에 의해 무너진다는 카타르시스 였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그리고 대학생 이한열의 죽음은 1987 6-10민주항쟁으로 우리 현대사의 큰 족적으로 남았다. 그리고 민중의 지팡이라 자임하는 우리의 경찰이 어떻게 이들을 죽이고, 사건을 은폐하고, 국민들을 호도하려 했다. 그에 반대로 종교인, 대학생, 기자, 의사, 교도관, 심지어 검사 마저도 그들이 그들의 위치에서 얼마나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분투했던 모습들이 이 영화에 잘 그려진다.




사실 이 영화는 주로 많이 나오는 악역의 박처장 (김윤석 분)이 있기는 하지만, 주연이라기에는 좀 애매하고,  위에 열거했던 힘없는 모든 소시민들이 이 영화의 주연이고, 또 조연이다. 그들의 의도가 어찌했든 공권력의 추악한 힘 앞에 양심에 따라 자신의 일을 하였기에 국민 위에서 군림하던 군사정권과 국민들을 빨갱이로 몰아넣은 추악한 경찰 공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본다.




 

이 영화에서 또 다른 모티브는 가족이라고 본다. 영화에 나온 소시민들이 모두 가족이 있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산다. 여기에 우리 악역 박처장은 그들을 궁지에 몰기 위해 심지어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조반장 마저도 가족을 담보로 희생을 강요한다. 대학 신입생 연희(김태리 분)은 과거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고, 지금 외삼촌이 고문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가족들을 진정 위하는 길을 찾기 위해 같이 투쟁하게 된다.

 

 그리고 이 영화를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보았다고 하는데, 요즘 들어 과거 박근혜 정권 때 인천상륙작전같은 반공을 강조하는 영화보다는 오히려 부끄러웠던 현대사를 같이 공감하는 택시운전사’, ‘1987’ 같은 영화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나는 1987년에는 불과 초등학생이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서울올림픽의 감동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인데, 그때를 공감할 수 있는 이러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이 글을 쓴 18 1월까지도 이 영화의 남영동 대공분실처럼 경찰에는 공개되지 않는 인권유린이 우려되는 장소라 할 보안분실이 27군데가 넘게 있고, 이에 대해 경찰은 보안분실을 없애거나, 인력 및 예산을 공개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고 철폐되어야 할 적폐가 아닐까 싶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영화였고, 나중에라도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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