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김진명 작가의 미중전쟁을 읽으면서 한국은 주변 강국들에 필연적으로 중심에서 그들과의 사이에서 조율할 수 밖에 없는 지형이라 생각했었다.
과거 20세기 초반 일제에 한반도가 지배당할 때, 일본인이 쓴 '경성천도'라는 문서를 보면서 한국의 지형적 특성에 대해서는 우리만 위와같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게 되었다.
'경성천도' 문서에 대해 말하기 전에, 일본 전국시대의 3명의 천하인 중 한명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해 일본 최초로 대륙진출을 시도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가 일본 우익들에게 추앙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은 자신들이 근대화된 계기인 메이지유신때부터 대륙진출을 위한 정한론을 부르짖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을 통해 제국으로 거듭나면서, 자신들의 수도를 현재의 교토에서 도쿄(당시의 에도)로 옮겼다. 그러나 이 글을 쓴 도요카와 젠요가 살던 1920년대에는 도쿄가 관동대지진으로 인해 일대 혼란기 였다.
또한 일본은 조선 뿐만 아니라, 대만, 요동반도, 만주에도 진출해 있던 시기였고, 도요카와 젠요는 만주에서 일을 했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동아시아 지리적 특성상 도쿄보다는 중국 대륙, 만주벌판, 대만 섬, 그리고 일본 열도의 사이에 있는 조선반도가 눈에 들어왔고, 특히 조선의 중심인 경성이 새로운 일본 제국의 수도로 적합하다는 주장을 펴게 되는 것이다.
그는 조선인들은 이렇게 좋은 지형을 두고도 세계로 뻗어나가지 못했던 열등한 민족이라 강조하고, 조선인들은 만주로 이주시켜서 일본인의 노예로 부리고, 일본인들을 조선반도로 이주시켜서 일본의 신천지로 삼으며, 나아가 일본 천황을 경성으로 옮길 구상까지 하는 것이다.
그가 구상하는 경성 천도의 핵심은 동양평화니, 동아시아의 공동발전 등 허울좋은 문장들이지만, 실제로는 일본 도쿄가 일본열도의 수도로는 적합하나, 지진이 잦아 안정성이 떨어지고, 나아가 먼 훗날 미국 같은 해양강국과의 전쟁 발발시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지리적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도요카와는 지극히 일본식 식민사과의 역사논리대로 임나일본부를 주장하고,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는 것은 과거 부여가 일본으로 남하 했듯이, 일본은 그 반대로 올라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역사의 순리처럼 논리를 편다.
물론 그가 주장하는 조선의 중요성, 그리고 경성이 그 중심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의 연구가 꽤 당시의 국제정세나 지리적 특성을 많이 알고 한 말인 것은 알겠다. 그는 만주보다는 조선이 중요하고 (왜냐하면 대륙에게서 일본 본토의 방패이니까), 대륙을 침략할 때에도 역시나 지형적인 중심임을 강조한다. 특히 그 중심인 경성은 군사, 경제, 그리고 일본인의 이민의 중심지라는 것도 강조한다.
이는 지극히 일본을 위한 논리이다. 누가 일본더러 동아시아를 통합해달라고 위임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총칼로 짓밟아서 뺏은 것에 불과한 사람들이 무슨 동아시아의 통합을 외치는지, 부끄럽지도 않은가보다.
그런 도요카와 젠요가 일본에서는 당시의 이름난 교육자라는 것도 아이러니이다.
일제 강점기 ‘경성천도’ 논리는 제국주의자가 식민지를 지배하는 논리의 뒷받침이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지금도 수많은 선량한 일본인들에게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외치는 아베 신조 총리와 우익들의 논리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일제강점기의 이 문건이 지금에 와서라도 번역되어 널리 읽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 본다. 그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변하지 않고, 뻔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 참고로 본 글은 회사로부터 소개에 대한 경제적 대가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제가 사용해보고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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